chamber pop
과연 챔버 팝(‘pop'이란 글자가 붙어있지 않은가?)을 잊혀지기 쉬운 음악(혹은 인디 씬)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의 음악은 아이덴티티가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에(Pop음악에는 아이덴티티가
있다기보다 짬뽕장르 성격이 강하다.), 또한 Tindersticks가 인디 씬에 포함 시킬 수 있게 증명해준다.
‘Chamber’는 사전적으로는 ‘소규모공간’, ‘실내악’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내악은 대규모의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소수의 인원이 스트링이나 브라스의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챔버’ 정도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챔버팝이라는 -작은 범위의- 말이 -큰 범위인 - 오케스트라까지 포함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챔버팝이라고 불리우는 밴드의 공통점은 스트링(string)과 브라스(Brass)의 음이 곡 전체를 아우르며 또한 이런 음을 컴퓨터(미디)나 신디사이져가 아닌 수작업(직접연주)으로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여기에 속하는 밴드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관현악 연주자가 밴드내부에 있는 경우(Tindersticks, Belle & Sebastian 등)와 앨범 전체에 관현악 연주자가 참여(Divine Comedy, Louise Philip, Flaming Lips 등)하는 경우이다. 이 밴드들을 더욱 더 세부적으로 나누는 것은 차근차근히 언급할 것이다.
우선, 정통적인 챔버팝에 가까우면서 챔버팝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Divine Comedy가 있다. 단테의 작품[신곡]의 영어원어를 밴드이름으로 하였다. 디바인 코메디는 다재다능한 Neil Hannon(작사, 작곡, 보컬, 기타, 하모니카 등 연주까지 할 줄 알면 충분히 다재다능이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의 원맨밴드라고 무방할 정도로 Neil Hannon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 문학적이라고까지 하기는 어려워도 낭만적이며 때로는 시니컬한 가사와 드라마틱한 곡의 전개, 이런 작곡적인 면에도 편곡적인 챔버음악의 조화는 Divine Comedy를 거의 10년 가까이(6장의 정규앨범을 발매, 1장의 비정규앨범, 베스트 앨범 1장) 챔버팝의 대명사로 부르기 충분한 것이다. 디바인 코메디의 최고작은 역시나 -브릿팝의 전성기와 더불어- 1995년의 [Casanova]이다. 디바인 코메디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업템포된 밝은 느낌의 ‘Something For Weekend', 'Becoming More Like Alfie' 와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인 어쿠스틱한 ’Song For Love', 한 편의 동화를 듣는 듯한 ‘Frog Princess' 등의 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 앨범이후에도 디바인 코메디의 활동은 꾸준하지만 점점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2004년에 발매된-타임지에서 극찬한- [Absent Friends]에서 전성기에 맘먹는 음악을 들려준다. 여기에 수록된 'Come Home Billy Bird' 같은 곡은 밝고 경쾌한 곡은 디바인 코메디 노래 중 최고를 차지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이다.
디바인 코메디가 짜임새 있는 정통적인 악기 배열을 가지고 있고 전체적으로 장조의 밝은 느낌(물론 서정적인 노래도 많지만), 큰 스케일을 지니고 있다면 Tindersticks는 모든 면에서 디바인 코메디와는 반대의 성격을 가진 아주 독특한 챔버팝을 들려준다. 이 두 상이한 밴드를 이해하는 것이 챔버팝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다른 점은 첫째, 틴더스틱스는 구성원(6명-바이올린) 중에 악기 연주자가 있을 뿐더라 스트링이나 브라스를 사용하더라도 디바인 코메디와는 비교도 안 되는 소수의 인원을 들여오기 때문에 이들의 음악은 항상 아기자기하고 조용하며 이런 면에서는 어떻게 보면 챔버chamber라는 원래의 뜻에 비추어 볼 때 디바인 코메디보다는 더 근접해 있는 듯 해 보인다. 둘째, 틴더스틱스의 음악은 어둡고dark, 우울하고 때로는 신경질적이기도 하다. 극도로 느끼한 저음의 Ian Staple, 불안불안한 현악기 소리, 거의 모든 노래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단조(minor)의 기운이 어두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디바인 코메디의 업템포된 밝은 느낌의 곡들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셋째, 이들은 보다 인디 정신에 충실하다. 디바인 코메디와 거의 유사하게 10년 정도 활동하였고 음반도 꾸준히 발표하여 6장의 정규앨범과 OST 2장, 그리고 최근의 베스트 앨범까지 상당히 많은 앨범을 발표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 많은 앨범에서 한 번의 변질없이 틴더스틱스 특유의 음악을 선보였으며 항상 자켓은 3장이하에다가 곡에 대한 설명이나 멤버들의 설명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 이들의 인디정신을 엿 볼 수 있다. 이들에게는 사람의 귀를 한 번에 잡아버리는 확실히 수려한 멜로디나 화려한 편곡을 가진 곡은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일관되게 우울하다는 것(약간의 템포가 있는 곡에서조차 느낌은 밝지 않다.)과 몇 몇 곡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감수성을 극도로 자극하는 아름다우면서 처절한 매력적인 곡들은 틴더스틱스만의 특징이다. 이런 곡들마저 없었다면 이들은 완전 컬트 밴드가 되었을 것이다. [Tindersticks]의 'Blood', 'City Sickness', 'Drop' , [Curtains]의 ‘Buried Bones', [Simple Pleasure]의 ’Can We Start Again?' 등의 곡을 듣고 어느 누가 이들에게 중독되지 않을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틴더스틱스에게 조금의 점수를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뿐이다. 디바인 코메디가 100점이라면 틴더스틱스는 101점 정도로 말이다.
1990년대의 챔버계의 대표밴드는 디바인 코메디와 틴더스틱스가 분명하지만 챔버팝에 속할 수 있는 몇몇 밴드들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우선, 종종 챔버팝으로 묶이는 Belle And Sebastian이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활동했던 이들은 [If You're Feeling Sinister](1996-일명 빨강앨범)와 [The Boy With Arab strap](1998-일명 초록앨범) 2장의 앨범이 엄청 큰 인기를 얻으며 유명밴드가 되어버렸다. 일렉트릭 사운드가 난무하는 가운데 포크folk를 선택한 이들은 나른나른한 목소리와 담백하고 아기자기한 사운드에 멤버들이 직접 연주(첼로, 바이올린, 아코디언, 트럼펫, 등-스트링이나 브라스 없이)하는 챔버팝은 너무나도 인간적이었던 것이다.
챔버팝에는 확실히 영국밴드들이 강세이지만 그 중에서 프랑스 가수 Louis Philipe가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저음도 단백한 목소리도 아닌 독특한 톤의 영어를 프랑스식으로 발음하는 루이스 필리페는 달콤하면서 귀여운 낭만적인 챔버팝을 들려준다. 1999년에 발표한 베스트앨범 격인(히트곡+live) 23곡이 들어있는 [Kiss In The Fun House]의 ‘Every Day Gone By', 'She Means Everything To Me' 등의 곡에서 루이스 필리페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챔버팝은 ‘기본적인 락의 구성인 기타-베이스-드럼 + 다양한 스트링과 브라스’ 을 수작업으로 나타낸다. 앞의 슈게이징shoegazing과 로우 파이low-fi이 실험성이 강했고, Dream Pop이 실험과 대중성의 중간에 있었다면 SlowCore와 챔버팝은 효과적인 편곡으로 음악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들에게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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