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010. 12. 24. 14:24
아일랜드의 대중가수들

1845년과 1851년 사이에 발생한 대기근으로 인해 아일랜드는 근대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혹독한 시련을 겪는다. ‘거지의 나라’라는 오명을 얻었고, 1백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과 캐나다로 이주하는 등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전통적으로 아일랜드어를 써오던 사람들이 줄어들고, 영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문화적 손실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은 현재 유럽연합(EU)의 평균소득에 비해 115%를 상회하는 비약적인 경제발전으로 극복되었으며 문화의 정통성 또한 해외로 이주한 동포들에 의해 더욱 널리 퍼지게 되었다.

4백만명의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의 대중음악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 록그룹 U2, 아일랜드 대중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밴 모리슨, 켈트문화의 신비를 전파한 엔야, 개성파 가수인 시네이드 오코너 등 국제적인 활동무대를 지닌 이들로 인해 팝음악의 주도국가로 급부상했다. 이밖에도 크렌베리스, 메리 블랙, 보이 존 등이 명성을 날리고 있지만 그 누구도 ‘아일랜드의 국보’로 불리는 치프턴스의 위엄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1962년에 결성된 이들은 아일랜드의 소중한 유산인 아이리시 포크를 부흥시킴은 물론, 문화대사로 활동하며 영롱한 선율을 전 세계에 알린 업적을 이뤘다. 6회에 걸쳐 그래미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지니고 있으며, 많은 뮤지션들로부터 무한한 존경을 받고 있는 ‘아일랜드 음악계의 영웅’이라 하겠다. 가장 아일랜드적인 선율로 세계인의 감성을 두드린 또 다른 음악인들로는 클랜시 브라더스, 메리 오하라, 클라나드, 션 오리아다, 크리스티 무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페니 휘슬, 콘서티나(작은 아코디언), 율리언 파이프(Uilleann Pipes), 보란(북의 일종) 등과 같은 전통악기의 혼을 계승하고 있으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만돌린, 부주키, 피들을 비롯한 외부의 악기들 역시 아일랜드의 음악정서에 높은 밀도로 동화되었다. 이러한 요소는 오랜 세월을 통해 숙성된 아일랜드 전통음악의 또 다른 매력이자 폭넓은 공감대로 작용하고 있다. 민요와 춤이 결합된 ‘리버댄스’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춤곡 ‘릴(Reels)’은 사회적 쟁점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이다가도 음악과 춤으로 돈독한 유대감을 이루는 아일랜드인들의 성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posted by 人心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