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의 역사는 보통 이슬람 이전, 이슬람 이후, 근대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음악문화상으로도 대체적으로 이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다.
이슬람 이전은 이슬람교도에 의해 자힐리야(Jahiliyya)라고 불리고 있는데, 유목민 사이에서는 후다(hudā)라는 민요가 이미 불리고 있었고, 아라비아반도의 남북에는 또 소왕국이 세워져 그 궁정에서는 무용과 음악이 성해 직업 음악가까지도 존재하였다. 오늘날 아랍 여러 지역에는 선행문화(先行文化)로서의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페르시아 ·유대 등의 문화 이외에 오늘날의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시리아나 남유럽의 고트인 등과도 교류가 있어 이들 많은 문화의 흐름이 어떤 의미에서건 이슬람 이전의 음악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7세기에 일어난 이슬람에서 적어도 661년까지의 정통(正統) 칼리프시대에는 그다지 음악 문화는 발전되지 못하였다. 이는 종교적 계율에 의해서 모스크 안에서는 음악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도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정한 우마이야왕조(661∼750)는 호화로운 왕궁의 안팎에서 음악이 활기를 띠었을 뿐만 아니라, 귀족 사이에서는 페르시아인이나 쿠르드인 음악가들이 중용되었고, 그리스 음악이론도 연구하는 등 눈부신 발달을 보였다. 이어 사라센 제국이 건설되어 그 세력이 동서로 뻗게 되자, 모든 음악문화를 흡수하여 점점 풍부한 내용을 갖게 되었다. 그 후 에스파냐에서는 15세기까지 후기 우마이야왕조가 계속되어 사라센의 화려한 문화는 남에스파냐 그라나다의 알람브라궁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극치에 달했으며, 그 음악은 오늘날 에스파냐민족음악 속까지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한편, 이라크의 바그다드에 도읍을 옮긴 아바스왕조(750∼1258)에서는 당초의 종교적 계율에서 벗어나 칼리프 하룬 알라시드(재위 786∼809) 치하의 바그다드는 8∼9세기에 걸쳐 세계 음악문화 가운데서 가장 정교한 이론과 화려한 내용을 가진 도시가 되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이론가로는 이스하크알 마우실리, 알 이스파하니, 알 킨디, 알 파라비, 이븐 시나 등을 들 수 있다.
13세기 말에 바그다드가 몽골에 의해 멸망되고, 또 15세기 말에는 에스파냐의 그리스도교 세력이 이슬람을 완전히 이베리아반도에서 쫓아내버림과 동시에 아라비아음악은 급격히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이 동안의 음악이론가로는 이븐 시나와 사피 알 딘 등이 있다. 12세기에 일어난 오스만 투르크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치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마침내 아랍 여러 나라를 그 세력권 내에 넣었다.
그리고 16세기경부터 독자적인 문화를 자랑하게 되지만, 음악문화는 거의 아라비아의 전통을 기초로 한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아라비아음악의 근대사이다. 따라서 아라비아음악에서 근대는 다만 터키의 지배하에서 터키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 전통을 지켜 온 데 불과했고 큰 발전은 없었다. 터키인은 음악 내용상으로는 큰 공헌을 하지 못했으나, 정치적 재능면에서 여러 민족의 문화를 잘 보호하여 아라비아시대보다도 더욱 정비되고 합리화된 이론을 갖추게 되었다. 이것이 1920년의 오스만의 붕괴에 뒤이어 유럽 식민지로서의 아랍 여러 나라에 전승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아랍 여러 나라에서는 각 지역에 따라 다소 유파적(流派的)인 차이는 있으나, 공통적인 이론으로서는 선율법을 수반한 음계조직인 마캄(maqām, 복수 maqām‘āt), 리듬의 주기(周期)인 이카(iqā, 복수 iqā‘āt)나 그 리듬형으로서의 우술(ussul‘), 악식(樂式)으로서 공통의 사마이(sama‘ī) ·바슈라프(bashrāf)나, 모음곡인 나우바(nauba‘t)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고래(古來)의 아라비아음악이론과 공통된 악기를 사용함으로써, 널리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음악이 보급되고 있다.
고전음악에서 사용되는 악기는, 모든 아랍국가와 터키를 통하여 류트계의 우드(‘ūd‘), 치터계의 카눈(qānūn) 등의 현악기, 피리의 나이(nai:네이 nay), 1면북인 다라부카(darabuka) 등으로 수많은 마캄, 이카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민속음악에서는 궁주(弓奏)악기인 라바브(rabāb:오늘날에는 바이올린이나 비올라로 대용)나, 오보에계의 관악기 미즈마르(mizmar) 등 고유의 악기가 사용된다. 근년에는 민족무용에 기원을 둔 여자의 관능적인 춤이 널리 유행하고 그 반주음악도 민속음악에서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유럽 오케스트라의 영향으로 대규모의 합주나 간단한 화성 및 대위법(對位法)을 수반하는 악곡도 창작되고 있으며, 특히 이집트의 카이로, 레바논의 베이루트는 그 중심을 이룬다.
아랍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