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엔젤레스=LA 교외의 한 호텔. ‘헐리웃’ 스위트로 불리는 창문 없는 회의실에서 한 ジ??기인들이 모여 노래 부르기에 열중하고 있다. 우주선에 관한 노래이다.
어쿠스틱 기타, 클라리넷, 피리의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하는 이 그룹의 모습은 전형적인 포?앙상블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이나 가사를 보면 포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 음악은 무거운 공상과학이라는 테마를 지니기 때문에 포크가 아닌 “필크(filk)”로 불린다. 이는 20년 전 포크류에 뿌리를 두고 등장한 독특한 장르로 현재는 인터넷 라디오나 웹 다운로드를 통해 광범위한 대중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들 리처드(Richard)와 남편 존(John)과 함께 있던 필크 뮤직의 제작자이자 작곡자이며 벤더이자 가수인 매리 크리즈(Mary Creasey)는 “달에 살면서 노동조합을 원하는 노동자를 생각해 보았는가? 바로 우리 노래의 소재이다. 침몰한 배에 남은 한 소행성의 트럭 운전사를 그리는가? 바로 우리 노래의 주제이다. 우주의 고양이를 원한다면 그것도 그려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애팔래치아 특유의 느리고 조용한 어조로 “우리의 주제는 판타지적 토픽이다. 드래곤, 유니콘, 뱀파이어, 성, 마법사, 마녀, 등 우리의 상상 속에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룬다”며 “오늘날 자연과학의 중심적 주제들인 컴퓨터, 우주, 시간 여행, 나노기술, 등 모든 것들이 ‘이 안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판타지와 과학을 뒤섞는다. 이를테면 뱀파이어 컴퓨터, 뱀파이어 아기 고양이, 컴퓨터, 죽은 사람으로부터 PC를 부활시키는 컴퓨터 무당 등이 그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 토요일 아침 일찍, 수십 명의 필커들이 매년 미국에서 개최되는 8개의 필크 페스티벌 중 하나인 제 19회 콩코드(ConChord)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다.
보통 필크 팬들은 서로의 집에 끼리끼리 모여 잼 세션(Jam Session: 재즈 연주자들이 악보 없이 즉흥적으로 연주)을 갖거나 노래를 함께 부르지만 이번처럼 유명하거나 오하이오 밸리 필크 페스티벌(Ohio Valley Filk Festival) 같은 대규모 행사에는 국내외에서 수백 명의 팬들이 모여든다.
스페이스십 송 서클(Spaceship Song Circle)이 열리는 동안 다양한 그룹의 회원들은 한 명씩 마이크 앞으로 나아가 자신들이 작곡한 노래를 선보인다. 영화나 책, TV 시리즈를 패러디한 가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존 팝 멜로디에 새로운 가사를 적은 식이다.
PDA나 전화기로 가사를 畇?청중도 있고 악기를 가볍게 튕기거나 흥얼거리면서 코드 북을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
베이 에리어 출신 필커인 스티브 사비츠키(Steve Savitzky)는 “최저 입찰자가 조립한 우주선”이 최후까지 버티도록 기원하면서 “전쟁과 물리의 신(gods of flight and physics)”에 맞춰 “우주인의 기도(rocket rider’s prayer)”를 불렀다.
사비스키는 두 절의 관계를 설명하며 “이 가사는 (로켓 추진장치 제조자인) 모톤 티오콜(Morton Thiokol에게 헌정하는 시”라고 밝혔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끼어들어 그의 노래에 화음을 넣었다.
모든 사람들은 노래에 집중하고 있다. 노래에 맞추어 부르는 허밍음은 별다른 특징이 없던 베이지색 박스를, 화성을 전망할 수 있는 창문이 있는 안락한 거실처럼 바꾸어 놓았다.
버튼다운 셔츠를 입고 포켓 프로텍터를 착용한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리듬에 맞추어 부드럽게 몸을 흔들고 있다. 한 구석에서는 백발의 여인이 무지개 빛깔 뜨개실로 우주복 같은 옷을 뜨고 있다. 무무(가볍고 화려한 하와이안 드레스)를 입은 한 중년 여인은 음악에 따라 미소를 날리며 낱말풀이 퀴즈를 풀고 있다.
여기 사람들은 때로 서로를 “부인” 혹은 “신사”로 부르는데, 이들에게 정말 잘 맞는 호칭이다. 비록 가수가 박자에 서투르거나 음정이 맞지 않더라도 노래가 끝난 후에는 모두가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친다. 병아리를 주제로 한 노래는 꼬꼬댁 소리로 답례를 하며 우주의 돼지에 관한 노래에는 모두가 꿀꿀댔다. 방귀의 물리학에 대한 노래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 지 모를 거야 / 가스가 차는 고통이 느껴질 때엔 / 메탄 가스를 뿜어댈 거야)에는 ‘아하, 그랬었구나.’를 연발하였다.
필크 뮤직은 언론의 관심은 거의 받지 못하였지만 온라인과 P2P로 활발한 주목을 받고 있다. Filk.com 웹사이트는 지역 행사를 주도하며 올 필크 인터넷 라디오 방송(all-filk internet radio station)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킹크(Kinks)의 “롤라(Lola)”는 “요다”로, “채터누가 추추(Chattanooga Choo Choo)”는 “레어 오브 그레이트 출루”로 리메이크한 곡을 들을 수 있다.
주류 “포커”로 알려진 카우보이이지만 필커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조 베던코트(Joe Bethancourt)는 “초기 포크 전통처럼 필크도 입소문 혹은 모뎀을 타고 전해졌다”라고 설명하였다.
그는 “전혀 멋없는 개인기 쇼(Totally Tasteless Talent Show)”에 참석하여 무대에 오르기 전 “보통 익명의 작곡자가 많은데, 필크 음악은 그룹의 단결력을 나타낸다.”라며 “나는 앨범을 레코딩하고 판다. 사람들이 하지만 MP3로 듣는다 해도 상관 없다. 노래를 부르면 된다. 그것이 필크의 존재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쇼가 절반 정도 지났을 무렵 초청 인사가 무대에 올라온다. 그들은 코트니 러브(Courtney Love)의 기타리스트 리사 리버리지(Lisa Leveridge)와 그녀의 남자친구이자 롤링 스톤의 작곡가인 닐 스트라우스(Neil Strauss)이다.
이 듀오는 홀의 고전인 “돌 파츠”의 리메이크곡 “자바 파츠”를 연주하였다. 이 곡은 리사가 “공상 과학 소설에서 좋아하는 녀석”에 대한 노래인데 <그래, 난 돈도 좋고 노예 아가씨도 좋아하지. 진짜 그래 / 은하계의 조폭 두목, 나는 명령하지. 그게 내 일이니까. / 나는 케이크를 한입에 먹어버리는 뚱뚱한 게으름뱅이>라는 가사이다.
이 때 갑자기, 페스티벌 기획자인 로드 오렐리(Rod O’Reilly)가 무대위로 올라와 마이크를 잡았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아직 모르는 분들을 위해 제가 중대한 발표를 하겠습니다. 커주 시상식(Kazoo Awards)이 내일 정오까지 연기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수상자를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주는 게 필요할 것 같아서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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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판타지 가득한 괴짜음악, 필크 뮤직|작성자 cmjsuh81